[에세이 스탠드] 2주차: 에세이를 다듬는 기술
[에세이 스탠드] 2주 차 수업을 들으러 갔다. 대화상점 독서모임에서 알게 된 시현 님과 홍대에서 얘기를 마치고, 강의하는 곳으로 향했다. 태재 님은 "열 명의 수강생 모두 글을 내셨다"라고 말씀하셨다. 대개 모든 수강생이 제출하지는 않는데 열 명 다 낸 것은 드문 일이란다. 글을 열심히 쓴 내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기로 한다.
에세이를 다듬는 기술에 대해 배웠다. 수업은 '각자 지금까지 들어본 글쓰기 공식'을 얘기하면서 시작했다. 자소서는 두괄식으로 써야 하고, 접속사를 가급적 쓰지 않는 연습을 하라는 것이 생각났다. 이런 것들을 묶어서 '글을 다듬는 방법'이라고 부를 수 있다. 초고를 쓸 때 모든 방법을 적용하는 작가는 없을 것이다. 초고는 내용에 집중하고, 다 쓰고 퇴고하면서 이 방법을 적용하면 글을 더 '근사'하게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세이를 다듬는 방향성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평범한 글을 특별한 글로
- 단조로운 문장을 입체적인 문장으로
에세이를 다듬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서 배웠다. 이 글에 다 옮기면 수업 녹취록을 무단 배포하는 것이니까, 궁금하다면 [에세이 스탠드]를 수강하도록 하자. (현재 6월반 모집 중) 이 글에서는 인상 깊었던 내용을 적어 본다.
* 비유(마치~, ~처럼) 점검하기 : 글에 사용한 비유가 꼭 필요한 비유인지, 과시하기 위한 비유인지 체크해보자
첫 시간에 배웠듯이 에세이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글이다. 글에 담긴 작가의 생각, 신념, 가치관 등이 독자와 잘 맞을 때 관계는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모르모트같은' 이라는 비유를 썼다고 하자. 이런 비유는 동물권에 관심이 있는 사람과는 관계를 맺기 어려울 것이다. 사람마다 글을 다듬을 수 있는 한계는 정해져 있다. 결국 작가에 따라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은 다르다.
* 일반화의 오류 - 위험한 것
글은 작가가 살아온 과정, 생각한 것, 작가의 편견이나 일상에서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 전지전능하고 무소불위하며 편재성을 지닌 절대자가 아닌 이상, 한정된 것을 보고 느낀 글이라는 것이다. 소설이나 시에서 일반화 표현은 괜찮지만, 에세이에서는 과격한 표현이므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 전체적인 맥락을 확인하는 방법: 내가 쓴 글이 줄거리가 될 수 있다면
글에 맥락이 일관적으로 이어지는지 보기 위해서는 글을 시놉시스처럼 쓸 수 있는지 확인한다. 시놉시스처럼 요약이 되면 전체적인 맥락이 잘 이어지는 글.
이론 수업이 끝난 후, 각자의 글에 관해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피드백이라고 하면 부담스러웠을 것 같은데, 인터뷰라고 표현하니까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시간 같아서 부담이 덜했다. 같은 '비평'이라도 어떻게 언어로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느껴지는 것이 달라지는 것 같다.
내가 쓴 <언제쯤 맘 편히>(https://brand-brightinthesky.tistory.com/51)도 인터뷰 질문을 받았고, 읽으신 분들의 생각을 들었다. 태재 님의 피드백이 기억에 남는다. "글이 다소 무겁게 끝나는데, 우울한 결말에 중독되면 안 돼요"라는 의견을 주셨다. 아마 사람들과 관계 맺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진짜) 많이 뜨끔했다. 실제 내가 체감하는 내 글의 문제였다. 풀리지 않는 고민이다. 그래서 태재 님의 <스무스> 같이 독자에게 가끔씩 '풉'하는 웃음을 주는 글을 좋아한다. 나도 그런 글을 쓰면 좋겠는데, 글을 통해 위트를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 소중한 피드백이었다. 다음 글은 좀 다르게 써보자.
벌써 다음주면 마지막 수업이다. 아쉽다. 작은 공간에서 글과 삶에 대해 얘기하고, 웃던 순간들이 다음주면 끝이라니 아쉽다. 마지막 수업도 좋은 기억이 될 수 있도록 과제를 잘 써서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