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Image와 Personal Branding

어떤 브랜드를 접했을 때 사람들이 떠올리는 공통된 이미지가 있다. 바로 브랜드 이미지다. ‘애플’하면 ‘디자인과 혁신’, ‘볼보’하면 ‘안전성’, ‘배달의민족’하면 ‘B급 유머’ 등이 브랜드 이미지가 잘 정립된 브랜드의 예이다. 브랜드 이미지는 곧 기업의 이미지와 동일시 되며, 기업이 생산한 상품 및 서비스의 이미지까지 연결이 된다. 그만큼 연결성이 강력하다.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상품, 서비스를 넘어 그 기업의 존망을 좌지우지하니 그 중요성은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위의 세 가지 예는 시장에서 이미지를 잘 형성한 긍정적인 예시들인데, 반대로 부정적인 예들도 찾으면 많다. (ex. N모 낙농업체를 보면 떠오르는 ‘갑질’, ‘불매’ 이미지)

과연 브랜드 이미지가 기업에만 국한된 얘기일까. 바야흐로 personal branding의 시대이다. 1세대 소셜 미디어인 ‘싸이월드’의 시대는 이미 저문 지 오래고, 자신을 표현하는 미디어와 수단이 무궁무진한 세상이 되었다. 유투버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고, 영상 편집을 배워서 영상 기록(Vlog)를 남기는 사람들도 많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마음만 먹으면 자신을 전세계에 노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자기 표현의 범람 흐름과 맞물려 personal branding의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강조되었다.

나라는 Brand Image


지난 2주일 동안 비슷한 성질의 경험을 두 번 했다. 두 개의 일화를 대화문으로 간단하게 요약해보겠다.
일단, A와 B를 비난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님을 명백하게 밝혀 둔다. 그리고 아래의 대화는 매우 축약된 대화임을 감안하자.

첫 번째 일화)
나 : 요즘 잘 지내? 한 번 만나자.
A : 그래그래. 근데 미안한데, 당장은 어려울 것 같아. 지금 내가 너의 얘기를 들어줄 여력이 없다.
나 : 아 나 무슨 일 있어서 만나자는 게 아니라, 내 얘기를 들어달라고 한 연락이 아니라, 오랜만에 보자고 한 연락이야.
A : 그랬구나. 미안하다.

두 번째 일화)
...(앞선 대화 생략)...
나 : 곧 상반기 공채라 좀 초조해지네.
B : 힘내힘내.
나 : 고마워. 정말 지긋지긋하구만.
B : 그렇지 아무래도.
…(중략)…
B : 작년에 많이 응원해줬으니까, 올해는 좀 쉴게. 요즘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객관적으로 내가 봐도 정말 힘든 상태임)
나 : 아 그래그래.

내가 위의 두 일화를 겪고 깨달은 것은, ‘나’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매우 부정적으로 구축되었다는 사실이다. 나의 연락과 나와의 담화 내에는 ‘우울, 걱정, 힘듦’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애플’을 생각하면 ‘디자인과 혁신’을 떠올리듯, 나를 생각하면, ‘우울, 무거운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예감’ 등을 떠올리는 것이다. 브랜딩 관점에서 보면 나의 브랜딩은 처참한 실패라고 봐도 무방하다.

과거에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떠올렸다. 일단 나는 사람들과 진지한 얘기를 많이 하던 사람이었다. 어떤 시간을 보내든 의미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함께 생각하며 대화하는 것이 좋았다. 내 얘기도 공유하면서 함께 얘기해보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이따금 기분이 좋지 않거나 감정적으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소위 ‘우울한 글’을 많이 써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랬던 나의 행동들 - 말과 글 - 이 지금의 나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것 같다. 후회가 된다.

굳이 변명을 하나 하자면, 나도 성장을 하는 중이라, 치기어린 시절처럼 굴 파는(?) 글을 예전만큼 쓰지 않는다. 그리고 매년 점점 더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게 되었고,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내면을 관리하는 나만의 노하우도 터득하고 있다. 수영을 꾸준히 하고 있고, 브랜딩 등의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따금씩 일상 속에서 깊게 생각해볼 것, 다른 사람도 공감할만한 소재를 찾으면 소셜 미디어에 글을 쓰는 정도였다.

인식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인간의 인식 속에 자리 잡은 이미지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가에 대해 알 수 있다. 사실 브랜드 이미지가 무서운 것은 그 이미지가 브랜드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도 있지만, 사람들의 인식이 ‘잘 바뀌지 않는다는 것’에도 있다. 즉, 현재 사람들이 내게 가지고 있는 ‘우울, 무거움, 진지충’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기 매우 어렵다. 실제로 내가 요즘 매우 잘 지내고 있다는 포스팅을 아무리 올려도, 위의 일화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라는 소셜 미디어의 본질에 충실하기로 결심했다. 사회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타인과 소통하는 매체에 맞는 콘텐츠를 올려야겠다. 사교적 목적에 맞는 콘텐츠를 올릴 생각이다. 일상의 (긍정적인 것에 가까운) 기록에 충실한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다보면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지 않을까.(여기서 또 브랜딩의 주요한 포인트를 깨닫는다. 바로 “꾸준함”) 밝아야 한다, 행복해야 한다라는 강박은 가지지 않기로 한다. 다만, 소소한 기록용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활용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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