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한 통의 메일이 왔다. 불합격 메일이었다. 예의를 차린 말이지만, 메시지는 서늘했다. 이 메일을 마지막으로 나의 상반기는 끝이 났다. 또 취업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나는 그때 야마모토 후미오의 <결혼하고 싶어>를 읽고 있었다. 책을 내려놓고 벽을 바라보았다. 동기부여의 말들이 가득했다. 내가 내 자신에게 보내는 글을 하나하나 떼어냈다. 힘내. 너의 이야기를 하자. 충분히 할 수 있어. 라는 글이 적힌 포스트잇을 꾸깃꾸깃 접어 쓰레기통에 넣고 창문을 열었다. 복도로 나가서 청소기를 가져와 바닥을 쓸었다. 오랜 기간 쌓인 먼지와 머리카락들을 빨아냈다. 위잉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은 금방 뽀득뽀득해졌다. 차곡차곡 쌓인 먼지들이 곳곳에 엉겨붙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마케팅, 브랜딩, 배달의민족 관련된 책들을 다 책장에 꽂았다. 책등이 보이지 않도록 꽂았다. 한동안 이런 류의 책을 보고 싶지 않았다.

 

지난 1년 4개월의 시간을 톺아보았다. 브랜드 마케터라는 희망과 꿈을 가지고 살아간 시기였다. 인턴을 하면서 야근도 즐겁게 했다.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나라는 사람이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게 기뻤다. 찾아온 기회에도 감사했고, 나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했다. 스펙도 올리고, 그동안 했던 활동도 잘 정리했다. 2019년 상반기는 해낼 수 있겠구나! 라는 희망을 안고 2019년 1월을 맞이했다. 하나둘씩 올라오는 채용에 도전했고, 배달의민족 신입 모집에도 도전하는 기회를 얻었다. 배민 신입은 몇 년만에 열리는 기회라서 정말 귀했다. 하지만 상반기는 초반부터 좋지 않았다. 3월부터 서류는 우후죽순처럼 떨어지기 시작했다. 역대 최악의 채용 시즌이라는 취업컨설턴트의 말은 위로가 되지 않았다. 그 와중에 배달의민족만 서류에서 합격했다. 서류 합격 결과 메일을 보고, 펑펑 울었다. 그만큼 좋아하는 회사였고, 그 회사가 유일하게 이번 상반기에 나에게 '만나보자'라고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면접은 즐거웠다. 내가 가진 생각을 차분하게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브랜드, 배민의 마케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마케팅, 실패한 마케팅의 사례, 내가 좋아하는 것(과제)을 소개하기. 좀 신나보였을 수도 있었을텐데, 절제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솔직하게 답변했다. 내가 면접 자리에서는 을이지만, 나도 엄연히 회사를 면접하러 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 솔직한 얘기를 듣지 않는 사람들과는 같이 일하고 싶지 않았다. (아 그래서 떨어졌나?) 물론 그 모습이 그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졌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그 순간 참 행복했다.

 

1년동안 나는 참 많이 성장했다. 살아야할 이유를 찾았으며,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고, 노력을 통해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수영을 해냈다. 배민 덕분에 이렇게 성장했고, 고난을 겪으며 일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기억했다. 브랜드의 성공을 위해, 내가 견뎌야 할 '무게'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왔다.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래서 신입으로서 뭐든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도 되었다. 심지어, 화장실 청소를 할 각오도 되었다.

 

하지만, 떨어졌다.

점을 봐준 친구도 당황했고, 내 주변 베프들도 놀랐다. 그리고 동시에 모두들 말을 아끼기 시작했다. 근시일 내에 시작될 나의 폭주가 두려웠던 것 같다. 내가 보낸 개인톡에 그들은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나도 나의 폭주가 무서웠다. 참기 위해 혼자서 글을 써야 했다.

 

나는 퍽 억울했던 모양이다. 난생 처음으로 채용팀에 메일을 보냈다. 제가 떨어진 이유를 알려주신다면, 보완해서 다시 도전하겠습니다. 답신이 금방 왔다. 채용의 과정은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없어 사유를 정확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결코 민경님의 역량이나 성향이 부족함이 있어서 불합격 통보를 받으신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역량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고, 성향이 부족함이 있던 것도 아니라면 나는 대체 왜 떨어진 걸까. 한 번 더 메일을 보내고 싶었지만, 미저리 같아서 이내 그만두었다. 답답하다. 왜 떨어졌는지 이유라도 알았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인상 비평인가. 내 외모가 못 생겨서? 팀이랑 안 어울릴 것 같아서? 일을 못할 것 같아서? 멘탈이 안 좋아보여서? 그냥 이민경이란 사람이 인상이 별로여서? 면접 때 너무 나대서? 친한 선배는 '브랜드에 관한 철학, 생각은 인터브랜드 사람들 못지 않게 많다'고 위로해줬다. 이 이상 나는 나를 어떻게 더 증명해야 하나요 선배. 나의 유용성, 쓸모 있음을 어떻게 증명해야 하는 건가요. 내 얘기를 했는데도, 그렇게 좋아했는데도, 최선을 다 했는데도, 모자란 재능을 채우기 위해 노력도 했는데도, 나는 나를 어떻게 더 증명해야 하는 건가요.

 

간절히 원해도, 최선을 다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 그것을 배웠다.

마음이 너무 아픈 것은 어쩔 수 없다. 잔인한 5월이다.

1.

슬램덩크의 유명한 장면이 있다.

방황하던 정대만이 안 선생님 앞에서 피범벅이 된 얼굴로

농구에 대한 진심을 토로하던 순간.

"안 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


(안 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


오늘 친구와 얘기하다가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너 정말 일을 하고 싶구나."


요즘 내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키워드는

'마케팅, 브랜딩, 데이터, 분석력, 인사이트' 등이다.

지인들에게 좀 미안하긴 하지만, 위의 키워드가 등장하면

나는 이내 신이 나서 각 키워드에 대한 나의 생각, 방향성을 늘어놓는다.

투머치 토커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를테면,


'요즘 데이터가 정말 화두지. 모든 사람의 행동이 데이터로 축적된다는 점에서, 인간의 행동 원인을 알아야 하는 마케터는 데이터를 읽을 줄 알아야 해.

하지만 한편으로 데이터에 너무 매몰되어서, 분석론에 대한 현학적 고찰이라든지 데이터 숫자 자체에 빠져서 그 뒤에 있는 사람을 못 본다는지 하면 안 돼.

데이터가 좋으면 차라리 마케터 보다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는...블라블라블라블라(후략)'


[이 말이 끝나고, 친구가 '너 정말 일을 하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말을 건넸다.]



2.



브랜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년 전 매거진B를 처음 접하면서부터이다.

SIBF(서울 국제 북 페스티벌)에서 매거진B MUJI편을 샀다. 지인들은 내가 매거진B를 좋아할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읽어보니, 한편의 다큐멘터리 같은 짜임새있는 구성이 좋았다.

하나의 브랜드를 이렇게 낱낱이 파헤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고,

편집장을 비롯한 수많은 에디터의 꼼꼼함도 엿보였다.


(배짱이 3기 환영회의 컨셉은 학교였다. 그래서 배민스쿨)


배달의민족 팬클럽인 "배짱이" 활동은 브랜딩에 대한 관심에 기폭제가 되었다.

단순히 자기 회사의 브랜드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댓글과 좋아요로 소통하는 단계를 넘어가

팬이 자생하여 프로모션 행위를 하는 단계에 도달한 것이

내가 경험했던 배달의민족이었다.

배민은 팬들에게 뭔가를 원하지 않는다. 그저 함께 놀고, 웃고, 떠들고 재밌는 시간을 보내기를 원한다.

무위의 위, 행함이 없는 행함이라는 노자의 가르침이 떠올랐다.


그 이후로 나는 브랜딩, 마케팅에 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그렇다고 또 엄청나게 읽은 것은 아님)

트레바리 마케팅반에 등록해서 토론도 해보고,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님, 장인성 CBO님의 북토크에도 참여했다.

세바시 강연을 들으면서 마케팅 공부를 하기도 했고,

데이터 분석 기초를 쌓기 위해 python과 pandas, matplotlib도 공부했다.

(써놓고 보니 꽤나 많이 했네..)

그리고 인터브랜드에서 인턴을 하면서 브랜딩 실무를 익혔다.


(행복한 것 맞습니다... 퇴근하고 싶어하는 게 아니에요...)


사람들은 인터브랜드에서 인턴할 때 내가 행복해보였다고 말한다.

실무는 강연과 책과 많이 달랐다.

물론 강연이나 책에 있는 내용들이 곳곳에 있었다.

하지만, 활자나 음성으로 듣는 것보다 실무에 몸을 던지고 읽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한 자료를 찾고

컨셉에 따라 후보안을 백 개씩 만들고

그 후보안에 대한 브랜드 스토리, 태그라인 등을 구상하고

서베이 및 evaluation 자료를 정리하는 등

책보다 더 생생하고 와닿는 실무가 많았다.

나는 그 현장에서 내가 배운 것들을 확인하고, 수정하고, 적용하고, 좌절하는, 때로는 성과를 내는 일련의 과정이 좋았다.

그래서 사람들 눈에 행복해보였는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건, 인턴 생활을 전후로 나는 참 많이 성장했다는 것이었다.



3.

그래서,

나는 단순히 취업을 하는 마음을 넘어서

일을 하고 싶다.

일을 해서 더 성장하고 싶다.

실무가 없이 책과 강연으로 성장하는데에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에 도달한 것 같다.

공부는 끝이 없고, 개인의 성장에도 끝이 없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실제 필드의 일을 배워야 한다.

실무를 배우고 책을 읽고 강연을 들으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을 하고 싶다.


일본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책 <왜 일하는가>에 이런 구절이 있다.


지금 당신이 일하는 것은 스스로를 단련하고, 마음을 갈고 닦으며, 삶의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라는 것을.

- 이나모리 가즈오, <왜 일하는가> p.18


얼마 전 자소서를 쓰면서 나의 주요한 가치가 무엇일까 생각했다.

나는 곰곰이 고민을 하다가 '도전과 성장'이라고 키워드를 잡았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을 이루어내는 것이 내게는 중요한 가치이다.


이런 나의 간절한 마음이 일과 나를 이어주는 접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일은 지난한 것이겠지만, 그 안에서 내가 배울 점이 있다고 믿는다.

취업이 인생의 답일까.

고등학교 3학년 때로 돌아가보자. 이곳은 교무실이다. 당신(혹은 나)은 수능을 앞두고 진로 상담을 하고 있다. 선생님 저는 가고 싶은 과가 딱히 없어요. 당신의 말에 선생님이 답한다. 일단 그건 대학에 가서 고민하자. 우선, 대학에 가야지.

대학에 가면 인생이 해결될 줄 알았다. 정말이다. 우리의 정규 교육 과정 12년을 돌아보자.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도합 12년을 차근차근 밟았다. 12년의 매순간은 어디를 향하고 있었는가. 나는 그것이 감히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유행한 드라마 <스카이캐슬>도 그런 것 아닌가. 대학 중에서도 최상위 클래스를 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나의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을 돌아보건대, 당시 나에게 ‘대학’이라는 존재는 뚜렷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강하게 와닿기 시작했다. 내신과 수능 1점에 따라 대학이 좌우되며, 대학에 의해 인생이 달라진다는 얘기를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지금 가진 고민들이 좋은 대학, 좋은 과에 가면 다 해결이 될 것이라 믿었다. 모두가 그렇게 말했고, 나는 그것을 믿었다.

아니었다. 대학은 인생의 답이 아니었고, 새로운 문제였다. 문제는 문제였는데, 사람의 수만큼 다양하고 새로운 문제들이었다. 고등학교 이전까지만 해도 교육부나 평가원이 출제한 문제를 내가 푸는 방식이었다면, 대학에서는 문제도 내가 내고, 답도 내가 만들어야 했다. 문제는 더 작은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문제의 가지수는 무한정 증가했다. 매순간이 문제였고, 그걸 풀어나가야 했다. 외계인이 이 광경을 지구 상공에서 봤으면 웃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쟤네는 왜 지들이 문제를 내고 지들이 괴로워 하냐”

물론 대학이라는 이름이 일정 부분 담보해주는 것은 있지만, 점점 그런 부분은 옅어져가고 있다. 교수님들은 종종 당신들께서 사셨던 호시절을 말씀해주시곤 했다. “도서관 앞에 관광버스가 와있는데, 삼성, 현대, 대우 팻말이 붙어있는 거야. 그냥 아무거나 골라 타면 합격이었어”(아 부럽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바뀌었다. 각자 자기 이름이 적힌 팻말(수험표)을 붙이고, 기업 앞에서 자신을 알린다. 기업의 선택을 받으면 입사하는 것이다. 상황의 역전이다. 그나마도 이제 대학 이름을 뛰어 넘어, '실무, 직무 중심의 채용' 분위기로 바뀌었으니, 학교 이름만 좋다고 취업하는 시기는 완전히 종말을 고한 것이다. 대학은 답이 아니었다.

내 목전에는 ‘취업’이라는 거대한 문제가 놓여 있다. 직업을 취해, 노동력을 팔아 자본을 생산하는 일. 취준 기간이 길어질수록 우리는 석방날짜를 기다리는 죄수처럼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만든다. 부푼 기대감과 함께 취업 후의 낭만을 그린다. 해외여행 가기, 취미 만들기, 요가 다니기, 외국어 공부하기, 옷 잔뜩 사기 등등. 이 모든 희망사항 앞에는 가정문 하나가 붙는다. [취업만 된다면]. 나도 ‘취업만 된다면’ 가정법을 머리 속에 종종 펼치곤 한다. 취업이라는 답이 주는 희망을 바라보며 오늘을 살아가는 취준생의 자화상이라고 볼 수 있다. 취준생에게 취업은 곧 답이다. 취업만 해결하면 대로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다시 대학 신입생 때로 돌아가보자. 기대했던 대학의 모습과 내가 경험하던 대학의 모습이 얼마나 같았는가. 진리의 상아탑이라는 멋진 수식어가 있던 자리에는 학점의 상아탑이 있었고, 벽돌 하나에도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았던 학교에는 회의감만 감돌았다. 대학은 답이 아니었다. 과연 회사라고 안 그럴까.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하다면 회사도 비슷할 것이다. 취업을 했다고 해서, 인생의 대로가 열리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기대와 다를 것이며, 새로운 문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인간이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과거의 사실로부터 오늘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기 위함이라고 한다. 대학이 곧 정답이 아니었던 것처럼, 취업도 정답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취업에 대한 막연한 기대, 마스터키 같은 기능을 기대하지는 말자. 오히려 대학 때보다 더 많은 질문을 내게 던져야 하고, 그 수많은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을 찾아나서는 과정의 연속일지도. 대학 때보다 더 치열했으면 치열했지, 덜 치열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학은 우리가 배우러 가는 곳이지만, 회사는 일을 배우는 동시에, 일을 통해 자신의 배움을 증명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생에 절대적인 정답이란 것은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마스터키 같은 답은 없고, 인생의 각 시기마다 새로운 문제를 만나는 것 같다. 우리 부모님 세대만 놓고 보더라도, ‘노후'라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다. 취업도 궁극의 정답이 아닐 것이다. 취업을 하면, 다음 문제가 내게 다가오겠지. 경계할 것은, 대학 새내기때처럼 현실에 안주해 나태해지는 태도다. 끊임없이 묻고, 이해해서 일을 배우자. 한편으로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나를 계발하자.

일단, 취업을 하자.

단순히 어디든 들어가야지라는 마음보다는, 내가 희망하는 길을 바탕으로 정하는 현명함을 갖고 취업할 수 있기를.


(출처: 멀티캠퍼스 네이버포스트)


SK 하이닉스의 수시 채용 공고를 시작으로 사실상 2019년 상반기 취업시장이 문을 열었다.

묵묵히 대비하고 있던 어느날 문자를 하나 받았다.



다른 내용보다 '일타강사 홍기찬, 박규현 선생님의 취업전략 특강'이라는 문구가 내게 강하게 다가왔다.

선배들의 특강도 유용한 지점은 있긴 하겠지만, 그것도 어쩌면 수많은 취업자 중 하나의 예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강사들이라면 여러 케이스를 접하고 그 안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로 신청했다.


가서 점심을 먹을 생각으로 세종대로 일찍 갔다. 

2시 시작인데 12시 반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고 있었다.



오픽을 주관하는 기관은 '멀티캠퍼스'라는 기업인데, 삼성그룹의 자회사라고 한다.(삼성 당신은 대체...)

그래서 삼성전자에서도 후원을 해서 '기어 VR로 체험하는 VR 모의면접' 홍보 부스가 있었다.

나도 참여해봤다. 모의면접은 생각 이상으로 유능(?)했다.


실제 현직에 있는 인사 담당자를 녹화한 영상이 면접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영상 속 면접관이 질문하면 그것에 대해 내가 대답하는 방식이다.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와서 놀랐다. 


준비된 질문을 다 대답하면, 나의 면접에 대해 총체적으로 분석을 해준다.

시선처리, 음량의 적당함 등 예상을 뛰어넘는 세세한 피드백에 놀랐다.


학교에 설치해놓으면 혼자 면접대비하기에 매우 좋을 것 같다.

반복적으로 면접 환경에 자신을 노출하며, 면접 두려움을 없애기에 좋은 기기이다.



MC는 '철수와 존슨'이라는 유투버가 보았는데, 취업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라고 한다.

대중의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지만, 원체 취준생의 마음은 꽁꽁 얼어붙은지라 분위기가 싸했다......(지못미)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홍기찬 선생님의 <2019년 상반기 대기업 채용동향과 준비전략>이었는데, 역시 기대했던 만큼 얻은 것이 많았다.

거의 파워포인트를 쓰지 않고, 말로만 1시간 넘게 강의를 하셨는데, 말이 막힘이 없었다..

내게 필요한 자극도 많았고, 이렇게 넋놓고 있을 때가 아니란 걸 느꼈다.




(나만 알아볼 수 있는) 강연 요약

- 문과 정보 위주


대기업 공채 : 2019년 상반기 공채는 이미 시작했다.(SK 하이닉스)


상반기: 일정이 여유롭다.(인적성 4월 둘째주) --> 그러니까 지금 당장 시작해라


토익스피킹 / Opic

- 국내 직무: 6급 / IM

- 해외 관련 직무: 7급 / AL


* 취업에 실패하는 이유

1) 잘 모름 : 직무, 기업을 선정할 때 채용 규모를 생각해라


2) 자소서를 안 쓴다 --> 많이 써라

ex. 지원동기가 무엇? - 문제점 - 역량 - 솔루션 --> 이런 포맷이 가장 좋지만, 이렇게 쓸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연결고리 : 직무

제품 - 산업분석 (X)

직무 위주의 접근을 하라 --> 지금부터 당장해라


3) 엉덩이가 가벼움

자리에 앉아서 진득하게 해라


4) 이 바닥의 판(?)을 너무 잘 알지만 면접 때 미끄러짐

면접은 입으로 연습해라


* 채용 프로세스 - 문과

- GSAT : 시중 문제집보다 쉽게 출제된다. --> 나에게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

- 언어: IT, 환경 분야에서 낯선 단어가 나온다. --> 도식화해서 풀기

- 수리 --> 시간 반드시 재고 푼다. 나눗셈, 비율 계산을 누가 더 잘하느냐의 문제

- 시각적 사고: 쉽다

- 논리게임: 맨 마지막에 풀기

--> 시중의 문제집은 다 푼다.(3일에 1권씩). 4주동안. 오늘부터 당장 시작하라.


- 자소서 : 직무 중심 자소서가 곧 차별화시키는 자소서(다른 지원자를 배제하고 너를 한 번 보고 싶다고 느끼는 자소서) ex. 배려심

- 지원동기: 1) 산업 연결 (문과는 해당 없음) 2) 기업 연결 - powerful하지만 드물다. ex)자동차업계 인턴 3) 직무 연결 - 범용성이 높아서 좋다


- 입사 후 포부

- ex) 매출 증대(X) --> 세분화, 구체화시켜라 : 1)제품 파악 2)고객 이해 3)시장 이해 // Supply chain의 끝단 : 시장을 파악(트렌드 파악), 경쟁사 파악

- 현직자를 통해서 알아봐야하는 것들이 이런 것들


- 서술 방법

- 결과가 아닌 과정을 서술하는 곳이 곧 자소서

--> 내가 한 것들의 과정을 history로 정리해라


- 면접

요즘 인사담당자의 고민? 신입사원의 워라밸, 퇴사욕구 --> 임원들은 '한국인'을 그리워하고 있다.(아메리칸 스타일 ㄴㄴ)

- 보이지 말아야 할 모습 

-->1) 편한 일을 하려고 하는 모습 

-->2) 거짓말하는 모습 - 어떤 모습이 좋은 머슴인가

ex1. "어제 비가 와서 밭을 못 갈았습니다."

ex2. "대감님, 죄송합니다. 원래 어제 밭을 갈 예정이었는데, 제가 기후에 대한 확인을 소홀히 하였습니다. 

다음부터는 비가 올 날과 비가 오지 않을 날을 더 세밀하게 예측하고, 비가 오는 날에 할 수 있는 플랜B를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 면접은 입으로 연습 해라. (절대 타이핑으로 하지 마라.)


- 임원진 입장에서 신문을 본다면?

--> 정부의 다양한 정책이나 경제 변화에 따른 사측의 입장을 생각해보자 ex.) 소득 주도 성장? - 그 취지는 이해하나, ~.

--> 신문, 특히 사설부터 읽어라



- 어떤 회사?

- smart한 선배가 많은 조직으로 가라

- 취업에서 인생의 답을 찾지 마라.



* 오늘의 요약

- 직무 위주 자소서 : 해당 직무 스펙트럼을 넓혀라. 과정 중심 서술. 어떤 머슴이 좋은 머슴인가.

- 인적성 준비는 오늘부터 당장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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